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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안돼. 누워있는 자아를 끌어안고 수없이 속으로 소리쳤지만 당연하게도 주위의 디멘터들에게는 닿지 않았다. 아냐, 자아는 그런 게 아니야. 자아는 어둠에 물들어버린 마법사도, 금기의 마법을 쓴 것도 아니였다. 단지 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디멘터들과 대적한 것 뿐. 세계를 위해.
"아냐, 저리 가…너희들이 원하는 절망은 여기 없어…"
세계는 반쯤 넋이 나가 희게 질려 있었다. 구토감이 들었다. 정신을 놓고 싶은 것을 자아의 얼굴을 보며 진정했다. 패트로누스. 온갖 마법을 자유 자재로 해내고 했던-노력에 의한 정당한 실력이였다-세계에게도 자신할 수 없는 마법이였다. 디멘터들이 소리 없이 거리를 좁혔다.
아즈카반에서 풀려난 디멘터들이 제 멋대로 날뛰었다. 디멘터들에게 학교를 지키게 하다니, 양날의 검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위험했다. 온갖 부정적 생각이 야금야금 세계의 정신을 갉아 먹었다. 지팡이를 쥔 손이 바르르 떨렸다. 땀 때문에 미끄러질 뻔 한 지팡이를 손에 고쳐쥐고 중얼거렸다.
"이-익스펙토…"
쉬익, 디멘터의 손길이 자아의 뺨을 쓰다듬었다. 하지마. 데려가지 마. 그는 안돼. 제발.
"흑, 익스펙토- 페트로눔."
지팡이 끝에서 실낱 같은 연기가 피어오르다 사라졌다. 잠시 멈칫한 디멘터들이 다시 다가왔다. 어떡하면. 나는. 어려운 수업 시간에도 잘 돌아가던 머리가 굳어버린 듯 가상의 공포에 떨었다. 나는…
"…신세계."
흠칫. 밑에서 들린 작은 부름에 세계가 여전히 품에 안겨있던 자아를 바라보았다. 홍차색 눈동자가 웃으며 세계를 바라보았다. 자아야. 데자아. 세계의 눈에 초점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자 자아는 조금 더 깊게 미소지었다.
신세계. 나 여기 있어.
"-자아."
여러 번 손에서 미끄러져 내려가던 지팡이를 다시 소매에 겹쳐 그러쥐었다. 저기 있었다. 자신의 연인은. 제대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는 식은땀이 흐르는 뺨을 닦으며 호흡을 골랐다. 할 수 있어. 신세계. 장학생의 배짱은 어디 갔냐. 한번 더 자아의 얼굴을 쳐다본 세계에게 자아가 눈짓으로 인사했다. 자아. 데자아.
할 수 있어.
"…익스펙토 페트로눔!"
주문이 메아리가 되어 숲을 메우고
흰 뱀이 허공을 가르며 디멘터들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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