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랠

Tayo)천사 패러랠

EKKSEIN 2014. 3. 14. 20:31

자아는 눈앞의 '상식적이지 못한' 상황에 굉장히 당황하고 있었다. 개꿈이라고 생각하기엔 눈 앞에서 밥을(그것도 엄청 잘 먹더라) 순식간에 한 공기 비우고, 앉아서 놀고있는 소년이 너무 생생했다. 멀뚱거리며 바닥에 늘어져있던 소년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제 믿겠어?"



"밥 먹은 것 밖에 한게 없는데, 어디서 믿고 안믿고가 나오는건데…"






자아는 아무리 봐도 평범하게 생긴 이 소년을 처음에는 정신병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고하려고 들은 전화기는 소년의 손짓 한번에 먹통이 되었고, 잠가놓은 대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열고 들어와 저렇게 집안을 점거하는 중이였다. 그리고-






"왜 못믿어? 천사라니까?"





아…음. 동화책을 너무 많이 본 걸까. 자아는 미간을 좁혔다. 확실히 소년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긴 했다만 (굉장히 무게감없이 팔랑팔랑 떨어졌다) 그걸로 천사라고 덜렁 믿기에 좀…





"왜 안믿어! 야"




혼자 씩씩대며 바닥을 구르던 소년이 이거 봐! 라고 외치며 거실 가운데 서서 무언가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아는 이번에는 좀, 아니 꽤 놀랐다. 저게 형광등 빛은 아닐테고. 사람 몸에서 빛이 나다니.





"쨘!"





놀라서 소년을 응시하던 자아의 눈 앞에는 좀, 많이 작지만 그래도 작게 퍼드덕대는 날개를 단 사람-이제는 사람이라고 단정하기 좀 애매해진-이 있었다.





"…차라리 비둘기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건?"





이이익! 남이 수고해서 보여줬는데 그게 다야! 힘들어 이거? 순식간에 사라진 날개였지만 마루에 반짝이는 흰 깃털 몇개가 떨어져 있었다. 힘을 너무 많이 썼다고 다시 바닥 카페트 무늬를 세며 노는 소년의 존재를 자아는 정말, 어쩔 수 없이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세계라고 불러."




성은-음. 신세계 어때? 멋있지?

자아는 그냥 고개를 끄덕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