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랠

Tayo)세계->자아 얀데레

EKKSEIN 2014. 4. 9. 20:34





"어디 불편하거나 하진 않아?" 


"…몰라서 물어?" 




자아의 대답을 무시한 세계가 활짝 웃었다. 평소와 다름 없어보이면서도 뭔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표정. 갇혀 있는 것은 분명 자신인데, 불안한 쪽은 세계같아서 자아는 최대한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달래보려고도 했고, 설득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표정을 굳혀 다그쳐도 보았지만 결국 마지막에 돌아오는 상황은 같았다. 그리고, 




"신세계." 




조금만 강경한 태도를 취하려고 해도 울 것 같아지는 표정. 세계가 양손으로 자아의 소울젬을 쥐고 주춤거리며 반 발자국 물러섰다. 딱히 협박의 의미가 담긴 몸짓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실제로 저걸 이용해 위해를 가해진 적도 있었지만, 위협하는 자기 자신이 더 아프다는 듯 금세 주저앉아 울어버린 탓에 아프다는 것도 잊고 어이없이 세계를 바라봤었다. 그러니까, 단언해서 지금의 신세계는 제정신이라고 하기 힘든 상태였다. 자아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머릿속이 꼬여만 갔다. 귓가가 선뜩했다. 강제로 자리잡은 귀걸이가 살짝 서늘한 방안 온도보다도 더 차가워져 있었다. 딱히 자아가 묶여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소울젬은 세계의 손에 있었고 나가길 시도한다면 지금 한 것 처럼 아무런 의미 없는 동작 말고 조금 더,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것이 뻔했다. 멋대로 속박하고 멋대로 상처받는. 세계의 소울젬은 자아에게 있었으니 시도한다면 역으로 세계를 공격하고 빠져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단지 이런 행동은 비정상적이고 싫다고 하자마자 발작적으로 옆의 가위를 들어 손목에 꽂아버리는 짓을 한 애가 더 무슨 짓을 하게 될지. 자아는 그것 때문에 입안이 바싹 말라가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놓아 달라는 말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감정을 전달한다면 쉽게 풀어주겠지. 하지만 풀려나는 방법이 어떻게 될지. 자아는 불안하게 세계를 올려다보았다. 세계는 어느새 무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빈 말도 함부로 할 수 없어서 자아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배 안고파? 고프지? 곧 밥 해줄게." 





아까 장 봐왔으니까…. 조심스럽게 앞으로 다시 다가온 세계가 자아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쓸어내렸다. 자아는 담담하게, 그러나 조금 차갑게 세계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자아와 눈이 마주친 세계가 뺨을 붉히며 활짝 웃었다. 정말로 수줍고 눈 앞의 자아가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는 듯이. 가증스럽게도.